[스포츠 2020] 시행착오 속 배 띄운 벤투호…이제부터 진짜 항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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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2020] 시행착오 속 배 띄운 벤투호…이제부터 진짜 항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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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0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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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2019년은 '평가의 도마' 위로 올라간 한해였다.

벤투 감독은 2018년 8월말 대한축구협회와 계약을 체결한 뒤 9월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2-0)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평가전(0-0)을 통해 신고식을 치렀다. 그리고 11월20일 호주에서 펼쳐진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4-0)까지 6경기에서 3승3무의 좋은 기록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2018년까지는 선수들도 바뀐 감독 효과를 보였을 때고 여론과 언론 역시 새 지도자와의 '허니문 기간'을 보냈던 터라 냉정한 잣대를 적용하기는 어려웠다. 본격적인 평가는 2019년이 시작이었다. 결과부터 말하면 좋았다 나빴다, 실망과 기대가 오갔던 롤러코스터였다.

출발은 실망이었다. 대표팀은 1월 UAE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참가했다. 무려 59년 동안 되찾지 못하고 있는 정상 탈환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던 대회였다. 기성용, 구자철 등 베테랑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아시안컵이었고 손흥민이라는 에이스가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으며 김민재 등 신예들의 패기가 조합돼 기대가 컸는데 결과는 8강 중도하차였다.

여론은 갑자기 싸늘해졌다. 아시아 축구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는 평가부터 아직 준비되지 않은 선수들을 놓고 이상적인 '빌드업' 축구만 펼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런데 3월 A매치서 남미의 강호 볼리비아(1-0)와 콜롬비아(2-1)를 모두 꺾으면서 팬들을 다시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이어 6월에는 아시아의 강호 호주(1-0), 이란(1-1)과 싸우면서 등 돌렸던 팬들을 되찾았다. 하지만 실전이라 부를 수 있는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돌입부터 다시 한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아직은 한 수 아래 팀들과 겨루는 2차 예선인데도 시원한 승리가 나오지 않았다. 10월에 북한과 0-0, 11월에 레바논과 0-0 등 한 수 아래 팀들과의 고전이 이어지자 팬들이 다시 폭발했다. '허울뿐인 점유율 축구', '고집불통 지도자'라는 화살들이 또 쏟아졌다.

그래서 12월 부산에서 펼쳐진 EAFF E-1 챔피언십의 결과가 중요했는데, 다행히 여론의 방향을 다시 바꿔 놓았다. 대회 자체도 시작은 탐탁지 않았다. 대표팀은 홍콩, 중국과의 1, 2차전에서 각각 2-0과 1-0 신승에 그쳤다. 이기기는 했으나 내용은 비효율적이었고 축구 팬들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숙적 일본과의 최종 3차전에서 근래 가장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1-0)를 거두며 우승컵을 들어 올려 유종의 미를 거뒀다. 득점은 하나였으나 내용은 흡족했다. 벤투 감독은 "우리가 지금까지 진행해온 방향이 맞다는 신념으로, 내년에도 같은 길을 걸어가겠다"는 소신을 전했다. 그가 신뢰했던 황인범, 나상호 등이 좋은 모습을 보이며 대중의 공기도 다시 따뜻해졌다.

시행착오가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배를 물에 띄우는 것까지는 성공한 모양새다. 그러나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 벤투호의 궁극적인 지향점인 2022 카타르 월드컵으로 향하는 본격적인 행보가 2020년부터 시작된다. 일단 2차예선을 잘 마무리해야한다.

 

 

 

 

 

 

 


G조의 한국은 예선 4경기를 치르면서 2승2무 승점 10점으로 조 2위에 올라 있다. 다른 팀들보다 1경기 덜 치른 상황이라 가장 앞서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그러나 근소한 격차인 것을 부인할 수 없다. 3승2패의 투르크메니스탄(승점 9), 2승2무1패의 레바논과 북한(이상 승점 8) 등이 모두 조별리그 통과를 노릴 수 있는 수준이다.

그래도 전망이 어둡진 않다. 남은 4경기 중 3경기가 안방에서 열린다. 한국은 3월26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5차전(홈)으로 예선을 재개해 3월31일 스리랑카(원정), 6월4일 북한전(홈), 6월9일 레바논전(홈)으로 2차 예선을 마무리한다. 이 경기들에서는 안정감을 보여야한다. 그래야 본격적인 레이스라 볼 수 있는 '최종예선'에서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은 2020년 9월부터 시작돼 2021년 10월까지 진행된다. 우리가 월드컵 본선 티켓을 다툴 궁극의 상대들인 이란, 호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겨뤄야하는 무대다. 이제는 그 어느 팀도 우리가 확실히 이긴다는 보장이 없어진 상황이다. 그 최종예선에 이르기 전까지, 벤투호는 단단해져야한다. 이제부터가 진짜 항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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