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차별에 유튜브 컸는데"…원격교육 판 열리자 정부부터 '외산 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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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차별에 유튜브 컸는데"…원격교육 판 열리자 정부부터 '외산 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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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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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원격교육 현장인 인천 서구 초은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실시간 화상 수업 을 하고 있다. 2020.4.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오는 9일부터 초·중·고등학교의 '온라인 개학'이 처음으로 시행된다.

전례없는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일선 학교는 비상이다.

한국은 일찍이 90년대부터 초고속통신망을 구축, 선진국보다 빠른 정보화로 'IT 강국' 반열에 올랐지만 학교는 유독 통신 환경이 열악하다. IT 기기 보급률도 문제다.

특히 원격교육을 실현할 '플랫폼'도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 정부기관부터 유튜브, 줌, 구글독스 등 외산 플랫폼에 치중해 논란이다.

플랫폼 경쟁력은 민간기업의 역량 차원의 문제지만 정부가 외산만 키웠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국내 플랫폼에만 미치는 규제권한 탓에 국내 기업은 역차별을 받아 성장기회를 그만큼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유튜브'만 선택한 EBS…정작 네이버·카카오는 '홀대'

논란의 시작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EBS다.

EBS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초중고 개학이 연기되자 지난달 23일부터 자사 홈페이지에서 'EBS 2주 라이브 특강'을 진행했다.

그러나 급증한 트래픽으로 인해 EBS 홈페이지의 서버가 다운되자 EBS는 홈페이지 첫화면에 '유튜브 바로가기' 배너를 배치하고, '유튜브'로 온라인 라이브 특강을 서비스한다고 공지했다.

EBS는 네이버tv, 카카오tv 등 국내 플랫폼에 대한 검토나 문의조차 없이 유튜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플랫폼들이 이를 뒤늦게 알고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이틀 지난 지난달 25일에야 네이버tv와 카카오tv를 통해서도 강의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의 세금과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국내에서 망사용료도, 세금도 제대로 내지않는 유튜브에 단독으로 콘텐츠를 주는게 말이 되느냐"며 지적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원격교육 기반 구축 협력을 위해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있다. 2020.4.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정부 '원격교육' 매뉴얼, 줌·팀즈·구글 클래스룸 등 외산 일색

지난 1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만나 "미래형 교육모형으로 원격교육이 보다 발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준비하겠다"며 "국내 원격교육 솔루션(소프트웨어) 기업이 더욱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격교육 실시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도 정부의 국산 플랫폼에 대한 안내는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일선 교사들에게 안내되는 교육부의 원격교육 매뉴얼에는 Δ줌(ZOOM) Δ구글 클래스룸(행아웃) Δ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등 해외 플랫폼이 중심이었고, 국산 플랫폼은 네이버 라인웍스 등 일부에 불과했다.

이에 각 지역 교육청들이 최근 발표한 원격수업 준비 상황을 보면 교사들에 대한 원격교육 방법 안내 역시 해외 솔루션에 집중돼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매뉴얼에) 원격교육을 위한 국내 업체의 검증된 솔루션에 대해 리스트와 이용방법 등의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과기정통부 측에 요청했다"며 "과기정통부로부터 국산 솔루션의 리스트는 받았지만 사용법 등의 정보는 받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측은 "해당 매뉴얼에는 포맷이 있는데 그 포맷을 맞추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것"이라며 "현재 몇몇 업체들과 연락해서 준비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3월말 배포된 원격교육 가이드라인에는 과기정통부에서 추천한 네이버 라인웍스, 구르미 등 국내 업체들에 대한 내용도 들어있다"며 "교육부는 교육 중심 부처다보니 과기정통부 쪽에서는 이번 원격교육에서 국산 솔루션에 대해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의 그룹형 SNS 밴드. (네이버 제공) © 뉴스1

 

 


◇유튜브 키운 역차별…업계 "정부부터 유튜브·줌 찾는 노릇이니"

한국은 과거 'IT 강국'으로 불렸지만 통신망만 빠르고 삼성전자같은 하드웨어 기업이 두각일 뿐 플랫폼 시장에서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통3사가 지난 10년간 막대한 돈을 들여 4G망을 깔아놨더니 가장 덕본 것은 '유튜브'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미국 증시는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등 IT 골리앗 위주로 재편됐다.

한국의 경우, 그나마 네이버와 카카오가 토종 플랫폼으로 자국 시장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동영상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유튜브가 기존 언론사를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하면서 토종 플랫폼의 설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특히 2008년 국내에 상륙한 유튜브는 당시 곰TV 등 토종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와 달리 정부의 콘텐츠 규제를 받지 않아 급성장했다. 망사용료도 이통3사가 캐시서버라는 '무료이용권'을 갖다바치면서 거의 들지 않았다. 국내에 서버가 없어 세금도 제대로 안냈다. 그렇게해서 유튜브는 지금 네이버, 카카오 등 IT업계의 대기업이라 불리는 경쟁력있는 업체들도 속수무책일 정도로 위협적인 점유율을 자랑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주도로 열리게 된 '원격교육' 시장에서도 외산 플랫폼에 치중돼 한국의 미래가 걸린 교육시장에서도 IT 주권을 놓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플랫폼은 '승자독식' 구조라 한번 선두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후발업체에겐 기회가 제한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솔루션 사용법을 며칠에 걸쳐 안내하고 선생님들이 그 사용법이 익숙해진 상황에서 국내 솔루션도 쓰라고 하면 '선점효과'가 있는데 누가 갈아타겠냐"며 "장관까지 나서서 말했지만 현장에서 이러면 EBS 때와 다를게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원격교육 관련해서 지원한 업체들도 다 국내 업체들이었는데 이런 문제서 국산 플랫폼들이 뒷전으로 밀린 게 안타깝다"며 "공공 영역에서라도 국산 플랫폼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정부에 있는건지 잘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에대해 교육부는 "현장 교원들에게 저희가 (어떤 솔루션을 이용하라고 할 수는 없고) 안내하고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 뿐"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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